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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SBS 인생단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의 인생단어는 <점>이다.

도쿄뱅 2019. 3. 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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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인생단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의 인생단어는 <점>이다.

 

아침에 일어나 SBS를 보니, <인생단어>라는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었다. 청춘들이 자신의 나침반이 되는 '인생단어'는 무엇인가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내용이었다. 다큐멘터리의 내용, 구성과 별개로 그렇다면 나의 인생단어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단어가 '점'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명언 중에 "connecting the dots"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명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지금은 쓸모 없는 조그마난 점일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그 점들이 모여서 선을 이룬다는 식으로 나는 받아들였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하더라도 대충,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된다. 'connecting the dots'에서 무수한 의미를 끌어낼 수 있지만, 결국 '점'이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그 점을 찍는 것 자체가 삶이라는 여정을 걸어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난 예전에 점보다는 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PD'라는 꿈을 꿨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점을 만들었다. 이러한 점이 PD라는 꿈을 도전하게 하고 조금의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결국 꿈을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생각해보면 그 점을 찍는 과정이 마냥 행복하지 않았다. '목적'이 생겨버리고 목적에 맞춰서 행동하다보니 즐기기보다는 기계적으로, 의무적으로 점들을 찍어 갔던 것 같다. 그러다가 막상 점들을 이어서 PD라는 선을 만들려고 하니, 내가 진짜 PD를 꿈 꿨던 것이 맞을까 회의감이 들었다. 모 기업 드라마 프로듀서 인적성 시험 치러 갔을 때, 마침 주민등록증을 집에 놨두고 왔다. 꿈을 이루고 싶은 나였다면, 어떻게 해서든 감독관들을 설득하여 시험을 치려고 노력했겠지만 "아 운명이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선에 집착하며 큰 미래를 그리는 것보다, 현재 지금 이순간을 위한 '점'에 집중하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만화, 애니 등으로 영향을 받은 일본. 그리고 해외 첫 여행지로 간 오사카. 무엇을 위한 목적보다는 단순한 이끌림에 의해서 한 행동이, 일본 교환학생으로 나를 이끌었고, 또 일본어를 계속 공부하고 지금은 오사카에서 취직을 했다. 우연히 찍은 점들이 선이 되었던 것이다. 단언컨대, 이 우연히 찍은 점들을 '일본 취직'이라는 선으로 이을 때,  아까 언급한 PD라는 선을 만들기 위한 과정보다 훨씬 순탄했고 즐거웠다. 생각해보면 난 점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또 점들을 이어 선을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과, 그 과정을 언젠가는 이어서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해야할까? 취직을 하여 선을 만들었지만 또 인생이라는 큰 틀을 봤을 때는 또 다시 조금한 점이 될 수 있다.

 

여기서 또 어떤 점을 찍을까? 어쩌면 무책임한 말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여전히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이 적혀있는 내 버킷리스트처럼 내 마음이 끌리는대로 점을 찍으며 살고 싶다. 예전에 했던 네이버 블로그에도 여러 점을 찍어서 나름대로 재미를 많이 봤지만, 티스토리는 오히려 그때보다 더 목적을 가지지 않은 채로 더욱 순수한 마음으로 점을 찍어야지. 선을 위해 억지로 점을 찍는 것만큼 고행이 없고, 또 나에게 있어서 그렇게 해서 이어진 선은 별로 없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내 즐거움을 위해서, 꾸준히, 착실히, 점을 찍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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