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소소한 정보 공유

CJ E&M 드라마 프로듀서 부문, 합격 자소서 공개

도쿄뱅 2020. 1. 12. 21:29
반응형

안녕하세요 오사카뱅입니다!

 

저도 한 때 피디를 준비했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네요. ㅎㅎ 사람 인생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튼, 피디를 준비하시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가 쓴, CJ E&M 드라마 프로듀서 부문 합격 자소서를 공개하겠습니다. 

 

여러분의 CJ E&M PD 지원동기는 무엇인가요? ①CJ E&M에 지원한 이유, ②해당 채널의 PD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③PD라는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이유(본인의 강점, 준비, 관련 경험에 근거)를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작성해주세요. (1,000자 이내)

 

<우리는 본래 같은 민족이었다>

저와 CJ E&M의 DNA는 닮아 있습니다. CJ E&M은 지상파처럼 현상 유지에 급급하지 않고, 신서유기, 다이아 TV, 케이콘 등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항상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저 또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결핍된 것을 채우며 성장해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닮은 DNA에 그치지 않고 CJ E&M이 미래에도 계속 진화해갈 것이라고 믿기에, CJ E&M에 입사하고 싶습니다.

CJ E&M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습에 반했듯이, tvN 드라마도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에 끌렸습니다. 하지만 식샤를 합시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처럼 tvN 드라마에는 진지함이 함께 묻어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자'는 강한 신념이 생겼을 때 어떤 콘텐츠를 만드느냐는 고민에 답이 tvN 드라마에 있었습니다. 그 이후 CJ E&M의 드라마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두 가지 역량을 키웠습니다.

첫 번째, 저에게는 프로그램을 보는 혜안이 있습니다. 블로그에 tvN 드라마를 지속해서 리뷰했습니다. 시청률 추이와 전개 양상, 드라마의 장, 단점을 분석하며 2시간이 걸려 리뷰를 했습니다. 그 결과, tvN 드라마 리뷰 글로 최대 방문자 수 5,000명이 방문해주었고 질 좋은 콘텐츠로 인정해주는 '오늘의 TOP에도 오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방송국 현장 경험이 있습니다.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에 그치지 않기 위해 휴학을 하고 JTBC에서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끈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 덕분에 특집 촬영 때 메인 FD이자 가장 나이가 어린 저의 지시를, 스태프들이 잘 들어줘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시대의 요구는 시대의 과잉이 아닌 결핍과 일치합니다. 저는 CJ E&M의 드라마 프로듀서가 되어 content trend leader tvN의 DNA를 계속 이어나가면서도 사람들의 결핍을 채워줄 진지한 프로그램을 만들 것입니다. 

 

CJ E&M의 드라마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개선방안에 대해 서술해주시기 바랍니다. (종영 혹은 방영 중인 프로그램 어떤 것이든 무관함) (1500자 이내)

 

tvN 드라마, 라이브의 개선점을 크게 '불편함'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지극히 여성적인 시각에서 그려지고 있는 대사와 상황입니다. 1화에서 주인공 한정오는 군대 경험을 편협하고 쪼잔한 경험으로 치부하고, 여성들이 생리통으로 겪어야 내야 하는 인내심이 군대에서 키운 인내심보다 더 크다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또한 성폭행 사건, 한정오가 토사물을 손으로 닦는 부분, 데이트 폭력 사건 등을 지속해서 보여줌으로써 여성은 피해자, 남성은 가해자라는  편향된 시각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드라마는 트렌드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남성과 여성의 벽이 생기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함께 도우면서 살아가는 대상입니다. 남자, 여자의 시야가 아니고 남자 경찰, 여자 경찰의 시야가 아니며 한 경찰로서의 시야로 라이브를 전개해 나아가야 불편함은 줄어들 것입니다.

두 번째, 현실적인 경찰을 그려야겠다는 강박에서 오는 경찰 미화입니다. 몽둥이를 들고 있는 시위대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찰의 모습을 강조하고, 여기에 인간미를 주입하기 위한 염상수의 내레이션이나 잔잔한 음악을 삽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찰 미화가 억지스럽게 느껴집니다. 이와 관련하여 또한 문제인 것이 경찰을 미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미화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불합리한 경찰 조직을 지속해서 보여주고, 이러한 조직에 들어온 주인공들은 경찰로서 어떠한 사명감이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진급을 향한 야망을 보일 뿐 그들이 왜 경찰이 되려고 했는지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경찰이 되기 전 똑 부러지던 정오와 거칠지만, 의리가 있던 상수의 캐릭터적 특성은 경찰이 된 이후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에게 사명감, 그리고 그 사명감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좌절, 그리고 그 과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들의 특징을 더욱 명확하게 그릴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삐뚤어진 시선에서 오는 무거운 극의 분위기입니다. 라이브의 기획의도에는 "주변에서 툭 튀어나온 듯 생생한 주변 인물 같은, 판타지가 사라진 주인공을 통해 평범의 가치를 말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녀 주인공 모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아닙니다. 상수는 인턴으로 들어간 곳에서 주식 사기를 당하고, 친형은 헬조선에서 탈출하고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납니다. 정호는 미혼모 어머니를 모시고 있고, 그 어머니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자체가 이미 삐뚤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 또래의 관점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지만, 라이브의 극 분위기처럼 일상이 그렇게 어렵기만 하고 팍팍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재미있는 일상처럼, 라이브에도 무거운 극 분위기를 반전시켜줄 재미 요소가 있으면 좋겠지만 상수라는 캐릭터가 가진 재미 외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침체된 톤앤매너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 드라마의 장점이자 한계인 러브라인에서 벗어나 노희경 작가의 특색인 따뜻한 휴머니즘이 필요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