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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듣고 보고 느끼는 일본 (6탄)/ 일본 취업(한계)편

도쿄뱅 2019. 12. 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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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사카뱅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취업하기 힘들어서, 일본으로 도피식으로나 환상을 품고 취업을 꿈꾸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현실을 말씀드리려고 이 글을 씁니다. 

 

 

1. 언어적인 한계

외노자라면 많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 아무리 언어 실력이 출중해도 그 나라에서 일을 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한국에 있을 때는 일본인 친구들이 일본어 잘한다 라고 칭찬을 많이 해줬고 자기 자신도 '일상 회화'에는 문제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일상 회화가 가능하다는 레벨이 매우 매우 높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 동기들은 다 일본인이라서, 저한테도 그냥 일본인처럼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는데 지금은 시간이 흘러서 어느 정도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만 처음 입사해서 동기들과 이야기했을 때는 모르는 단어들이 참 많았습니다. 물론 오사카에서 일해서, 동기들이 사투리를 써서 이해 안 된 부분도 있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단어들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체감되었습니다. 한국에 살아서 몰랐지, 일본에 살다 보니 아무리 JLPT N1의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어도 제 실제 실력은 초등학교 수준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는, "너 한국인이었어?"라는 수준의 칭찬이나 "너 일본어 진짜 진짜 잘한다"(일본에 살다 보니, 그냥 조금만 일본어 할 줄 알아도 일본어 잘하네 라고 이야기하는 게 일본인들의 외국인에 대한 인사치레 같은 느낌입니다)라고 듣지 않은 이상 저처럼 어중간한 일본어 실력을 가지고 일본 취업을 마음먹으면 고생길 시작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가끔 일을 배우려고 온 건지, 일본어를 배우려고 온 건지 헷갈릴 때도 있네요. 

 

 

2. 축척된 문화적인 한계

디지몬 어드벤처, 포켓몬스터, 원피스, 나루토 등 일본의 수많은 만화에 영향을 받아 어느 정도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가 내재된 한국인이지만, 실제 살다 보면 문화가 다르구나 라는 게 일본인 동기들과 이야기하면서 느껴집니다. 한국에서 만난 일본인이라면, 어느 정도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화하기 쉬운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일본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듣기 때문에 더더욱 대화하기 쉽죠. 하지만 일본에 살다 보면, 딱히 한국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많고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할 이야깃거리가 적다는 것을 느낍니다. 단적인 예지만, 저와 같은 또래로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누구나 아는 버즈의 노래나 SG워너비의 노래처럼 그들에게는 당연히 누구나 알고 있는 노래가 저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알지 못해서 같이 노래방을 가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일본인들의 이름, 일본의 지역명, 매우 유명한 개그맨 같은 연예인들의 이름조차 일본인들처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소소한 것에서 발생하는 이해의 부족으로, 이야기가 단절되기도 하고 무슨 말인지 이해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한계에서 오는 '외로움'을 잘 참으시거나 "그런 거에 왜 외로움을 느껴! 나는 나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괜찮지만 평소 외로움을 잘 느끼는 분이라면 환상을 품고, 일본에 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멈춰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외에도, 한국인 20대라면 아는 은어 같은 것들도 저희가 따로 배우지 않은 이상 일본인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그렇다고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일일이 사전을 찾아볼 수도 없기 때문에...)

 

 

3. 식문화에 대한 한계

한국에 살면서 일본 음식을 먹거나, 일본 여행 와서 일본 음식을 먹는 것은 단발적인 수준에 그칩니다. 하지만 일본에 살다 보면 계속 그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생각보다 맛이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아지실 것입니다. 물론, 일본 요리가 좋아서 일본에 취업을 꿈꾸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하지만 식문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요리가 잘 맞으니깐 일본에 취업해도 괜찮을 것이야 라고 단순히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먹다 보면, 음식이 짜다 혹은 그냥 먹을 만 한데 그렇게 맛있지는 않다고 느낄 때도 있을 거에요. 한국요리는 색깔로 말하자면 주황색인 게  많은 것 같습니다. 고춧가루나 김치 매콤한 걸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일본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한국의 매콤함이 땡길 때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집에서 요리해서 먹을 때는 대체로 한국요리만 해먹고 한국에 잠시 돌아갈 때는 한국 요리를 만들 때 필요한 소스나 한국 라면을 엄청 사서 돌아갑니다. 이건 사람마다 특히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본 요리에 질려서 너무 한국 요리를 먹고 싶어 돌아가시는 분도 있으셨습니다. 한국의 치킨, 한국의 삼겹살 등 한국이라면 너무 당연하기에 마음만 있으면 먹을 수 있는 게 여기서는 쉽게 먹을 수도  없고 또 먹어도 한국에서 파는 것처럼 맛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한국에 잠시 돌아가면 한국 요리를 배터지게 먹고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시는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식문화가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래살면 살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이외에도 생각보다 적은 월급 거기에다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떼가는 세금, 한일 관계 악화 등 여러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2년 전에 도쿄에서 6개월 정도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교환학생일 때는 놀기 바빠서 현실을 못본 것 같습니다. 일을 한다는 건 역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가 느낀 쉽지 않은 현실을 숨기지 않고 썼습니다.  다음에는 일본인 신입사원 월급편으로 써보겠습니다. 일본인 동기들한테 물어보면 저희 회사 연봉이 지극히 일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라고 하는데, 제 월급 명세서를 기준으로 해서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월급을 보시면 짝 놀라실 거에요~ 왜 일본이 선진국이냐 왜 너네들이 아직도 잘 산다고 생각하느냐! 라고 생각하실만큼 ㅎ

 

그럼에도 일본 유통쪽에 취업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지식 선에서 멘토링 해드리겠습니다! 

(작년 코트라에서 일본 취업쪽 관련하여 멘토링 한 경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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