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내가 내일이 된다 (10편) 경험주의자의 일본살이 - 일본의 영화관
이때까지 한국을 포함해 대만, 일본 영화관에 가봤는데 대만은 한 번밖에 가보지 않아서 대만 영화관은 이렇다~라고 단정 지어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일본에 있는 영화관은 10번 정도는 가봤기 때문에 한국의 영화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대략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영화관이 영화관이지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는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꽤나 여러 차이가 존재해서 이러한 차이를 알아가는 것도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냥 느낌으로 말해보자. 어떤 것이 다를까? 일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에 비해 조용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조용할 것 같다. 그렇다. 영화 관람이 시작되면, 다들 매너를 잘 지키면서 영화를 본다. 그런 의미에서는 다른 것에 방해받지 않고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엔딩크레딧까지 다보는 일본인들
한국인 입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일본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더라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경험상 거의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엔딩 크레딧이 끝나야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갔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영화가 끝나면 엔딩 크레딧이고 뭐고 일어나서 영화관을 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 지루하다고 느껴졌다. 그 이유에 대해서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다음과 같이 일본인의 생각이 적혀있었다.
1) 엔딩크레딧이 상영될 때 극장 안이 어둡다
외국 영화관에서는 영화 본편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 조명이 켜집니다. 일본에서는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조명이 켜지지 않죠. 극장 안이 어둡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사람도 많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이 조명을 점등하는 타이밍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것입니다.
2) 영화표가 비싸다
일본은 영화비가 1,900엔입니다. 영화를 자주 보러 가는 분들도 물론있지만 그중에서는 영화 보러 가는 것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해외에서 영화 티켓은 비교적 싼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의 특별함은 일본에 비해 희박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영화 본편이 끝나도 그 여운에 잠겨 즐긴다는 목적으로 엔딩크레딧을 끝까지 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도 있다는 것을 참고 삼아서 알아갔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는 영화 본편이 끝나면 점등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밖으로 나갔다. 일본은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불이 켜지지 않는다. 성질이 급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러한 일본 영화관의 문화가 여전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비싼 영화 관람료
그리고 일본 영화관에 대해서 인상적인 것이 영화 관람료가 엄청 비싸다는 것이다. 주요 국가별 평균 관람표를 봐도 일본이 3번째로 높다. (한국도 최근에 12,000원 가량으로 인상되었다.) 일본의 영화 관람료가 비싼 이유로, 각종 오락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유행한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편 극장가에서 유행을 했는데, 티켓 구매처 근처에 관련 굿즈를 파는 곳이 있었고 거기에는 줄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을 만큼 인기였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이유로 영화 관람료가 비싼 것일까?
일본의 영화 요금만이 세계적으로도 월등히 비싼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 영화사의 독점 지배의 잔재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산업은 제작, 배급,흥행의 3가지로 분류됩니다"일본은 이 3개의 업계가 삼위일체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권리를 가진 배급사가 부르는 가격으로 영화의 흥행권을 사지 않으면, 인기 영화를 흥행사(영화관)는 도매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손님이 극장에 오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전후 오랫동안 흥행사가 영화요금을 내리려고 해도 큰 자본을 가진 배급사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가 있습니다.
전 세계 영화 사업에서 '제작' '배급' '흥행'은 각각 독립적으로 나뉘며 영화관을 운영하는 흥행사는 자체적으로 개봉하는 영화 요금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 극장에서 가격 경쟁이 벌어져 자연스럽게 영화 요금이 싸집니다. 작품에 따라 700엔, 500엔 등으로 가격이 다르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도 개봉 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저렴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 배급사의 경우 영화 개봉 첫 주 매출의 약 70%를 배급사에 지급하도록 명문화돼 있으며 영화관을 운영하는 흥행사는 배급사에 비해 약자의 입장에 있습니다. 배급사에 지불하는 이율은 날이 지날수록 낮아지기 때문에, 흥행사로서는 폭발적인 매상을 가지는 작품보다 롱런 상영을 노릴 수 있는 작품이 안정적인 수익을 전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 흥행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아 배급사가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태가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미니시어터 등 자본력이 약한 영화관들이 대거 망해버리는 요인 중 하나가 됐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CJ와 같은 토호 그룹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고, 토호 시네마에서 개봉한다면 그야말로 토호 그룹에서 정한 대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다. 한국도 점점 영화 관람료가 비싸지는데, 이러다가 일본이랑 비등비등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일본 영화관의 할인 규정?
한국에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문화가 있는 날이라고 하며, 영화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일본의일본의 경우에는 수요일은 ‘레이디스 데이’ 금요일은 ‘남성의 날’이라고 하며 성별에 관한 할인이 존재한다. 일본도 심야할인, 조조할인이 있는데 한국의 경우 22시 이후가 심야할인이라면 일본은 20시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일본도 한국처럼 멤버십 카드가 있지만, 밑에 사진처럼 입회비가 500엔가 발생한다. 6번 관람하면 1번 무료고, 마일리지가 쌓이면 오리지널 굿즈나 특전과 교환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국은 65세 이상의 시니어 분들에게 할인을 해준다면 일본은 60세 이상의 시니어 고객에게 할인해준다. 이외에도 부부 50엔 할인(부부 둘 중 한 명이 50세 이상) 등의 복잡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답게 여러 할인 제도가 존재한다. (에휴...)
이외에도, 내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일본 영화관보다 한국 영화관이 더욱 세련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여의도 CGV 같은 곳) 또한 한국에서는 인터넷에서 예약하면 따로 발권받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예약한 것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었던 것 같은데, 여기에서는 인터넷에 예약하고 따로 체크인처럼 발권까지 받아야 했다. 이건 외국에서 내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이겨내야 하는 것이지만, 서양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때 일본어 자막으로 이해해야하는 것이 꽤나 고역이다. 아직 일본어가 그렇게 완벽하지 않아서 빠르게 빠르게 스쳐가는 일본어 자막을 보고 또 놓친 부분을 영어로 들으며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영화 한 편을 보고 나면 많이 지쳐있는 것이 느껴진다. 하하~ 그리고 영화를 잘 이해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영화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에서 영화 보는 것도 물론 즐겁지만 영화관에 가서 큰 스크린에 빵빵한 사운드를 듣는 것이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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