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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내가 내일이 된다 (6편) 경험주의자의 일본살이 - 일본의 패션

도쿄뱅 2020. 10. 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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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내가 내일이 된다 (6편) 경험주의자의 일본살이 - 일본의 패션


 

패션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또 옷에 엄청 관심 있는 편도 아니라서 이번 주제는 조금 조심스럽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일하면서, 일본의 패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에서 자료 조사를 하며 배운 것, 느낀 것을 정리해서 '일본의 패션'에 대해서 열심히 써보려고 한다. 

 

일본의 패션은 다양성?

일본의 패션이라고 하면, 하나의 키워드로 말하자면 '다양성'이다. 하지만 이 다양성에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일본의 취준생을 떠올려보자. 남녀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같은 검은 정장을 입고 있다. 다양성이라고는 1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압도하는 공기 사회에서 개성을 잃은 채 맞춰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일본의 패션은 다양성이라고 하는 것이 웃기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패션에 관해서는 일본은 정말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남성보다는 여성 쪽이 패션 쪽으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튀려고 하지 않은 사회, 눈에 띄는 것보다 조화에 맞추는 사회가 왜 다양성을 가질 수 있었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전에, 그나저나 정말 다양한가?라고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여러 패션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사진을 보여주겠다. 지금은 예전보다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 하라주쿠계 패션이 아래의 사진이다. 그리고 나는 이 하라주쿠 패션이 일본의 패션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자기를 치장한 흔적이 역력하다. 자기의 개성이 온전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느끼는 한국의 패션은, 일반적으로 너무 눈에 튀기보다는 단정하고 깔끔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멋'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일본의 패션은 화려하고 때로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과도한 것 같기도 하다. 옷의 색깔도 색깔이지만 열심히 치장한 액세서리...

물론 이러한 경향도 일본인에 따라 다르다. 전혀 꾸미지 않은 사람도 존재한다. 누가 봐도, 유니클로 스타일의 단정한 옷만 입는 사람도 많다. 즉, 일본의 패션은 극단적인 면이 있다. 화려하게 꾸미는 사람은 정말 화려함의 극치고, 단정한 옷을 입는 사람은 정말 단정함의 극치 말 그대로 완전한 '서민'과 같은 느낌인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패션은 평균에 수렴하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에도 옷을 개성 있게, 엄청 잘 입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잘 입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무난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어떤 한 종류의 옷이 유행하면 모두가 그 옷을 사기 바쁘고, 그러다 보니 일본인들이 한국에 여행 가서 한국인들의 패션을 보면서 다 비슷비슷한 옷만 입고 다니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롱 패딩이나, 후리스 등의 종류가 있겠다. 

 

 

일본의 패션도 유행을 탄다. 왜냐하면, 아침 방송을 보면 정말 적나라하게 아이템 홍보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아침 방송을 볼 때는, 그렇게 적나라하지 않았는데, 일본은 대놓고 어떤 기업의 어떤 상품을 텔레비전에서 홍보한다. (홈쇼핑 방송이 아니라, 한국의 아침 방송이랑 비슷하다.) 그렇게 테레비에서 홍보한 상품은,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게 되고 유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일본은 系(계)라는 것인데, 한국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캐주얼파, 성숙파, 페미니즘파 등 패션에도 엄청 다양한 파가 존재하고 자신의 성향에 따라 이러한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다. 그리고 백화점에서 수많은 고객들을 보면서, 이러한 파에 따라 패션을 간단히 분류할 수 있는 정도다.

 

왜 일본의 패션은 다양성이 존재하는가?

그전에 일본인들은 일본 패션의 다양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자. 여러 답변이 있지만, 인상적인 답변만 간단하게 뽑아왔다. 

평화로운 나라니깐, 패션에 관심을 가진다는 의견
사람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국민성
일신교가 아니기 때문에 가치관의 다양성
옛날부터 타국의 문화를 받아들여서, 자국의 문화에 맞게 바꾸는 것이 능숙한 나라
치안이 좋으니깐

등등...

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은 한국에서도 통용되는 것이 많다. 그 안에서도 한국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국의 문화의 수용성이다. 이것도 참 웃긴다. 갈라파고스화가 심한 나라가 타국의 문화 수용성이라니. 그러나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일본의 기모노, 초밥, 카레 등 원래 일본의 것이 아니지만 일본화를 시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이 되었다. 일본은 섬나라로, 옛날부터 중국, 한국에 수많은 문화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렇게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고민했을 것이다. 일본의 것, 일본다운 것이 무엇인가? 그들의 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결국 일본에 맞게 바꾸자는 것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참 부럽기도 하다. 한국의 씨름과 일본의 스모 비슷한 것 같은데, 일본의 스모는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한국의 씨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Bset 3위가 초밥이다. 

(요즘 일본 여성 10~20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한국 패션도 그들이 어떻게 재해석해서 발전시킬지도 궁금하기도 하다. ) 그렇다면 저 위에서 언급한 다양성의 원인을 내 나름 생각한 것으로 추가해서 설명해보자면, 첫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브랜드'에 대한 구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즉, 일본인들은 브랜드에 대해 구매할 때 확실히 구매한다는 것이다. 나는 오프화이트, MSGM, 알렉산더 왕 등의 옷을 파는 편집숍에서 3개월간 연수를 한 적이 있다. 딱 봐도 20대로 보이는 한 고객이, 친구의 선물이라고 30~40만 원짜리 선물을 사준다던가(친한 친구인가 봐요?라고 물어봤을 때, 그렇지도 않다고 이야기했다.) 혹은 고등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20~30만 원짜리 바지를 사러 왔을 때도 (그가 치장한 옷은 구찌 벨트, 티셔츠는 오프화이트) 있었다. 일본의 어른들이야 버블 시대를 경험하면서, 브랜드를 소비하는 습관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치더라도 젊은이들도 브랜드를 추구하는 경향이 컸다. 이렇게 일본인들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관련된 글을 가져와봤다.

 

日本人のブランド好き  
上でも述べたように、ブランドと一口に言っても低価格なものから高級なものまで、その範囲は広い。しかし日本人がブランドと聞いてまず想像するのは、おそらくルイ・ヴィトンやエルメスなどの高級ファッションブランド、いわゆるラグジュアリーブランドのことだろう。バブル崩壊後の不況がいまだに続き、人々が消費を抑える中、それらラグジュアリーブランドは常に売れ続けている。今ではバッグひとつなら100円ショップでも買えるようになったにもかかわらず、高級ブランドのバッグを手に入れるために何十万円も何百万円も払う人もいるのである。せっかく海外旅行に行っても、その目的は世界遺産でもなく観光名所でもなく、高級ブランドショップで買い物をすることだという人も少なくない。そして最近では中高生の間でさえもブランド物の財布を持つのが当たり前というような時代なのである。
なぜ日本人はこれほどブランドが好きなのか  
単にブランド品は物がいいから買うのだろうか。それともブランド品を買うことに、何か別の意味があるのだろうか。第2章で述べたような状況を見ていると、日本人にとってブランド物を買うことは、単に「生活に必要なものを買うこと」、「質のいい品を買うこと」以上の、何か重要な意味を持っているように思われる。 まず挙げられるのは、日本人の多くは自分自身の価値観が確立されていないということだろう[1]。自分の中で、何が価値のあるものなのか、重要なのかがはっきりとしていないため、すでに多くの人々に価値が認められているブランド品を身につけて満足するのである。また日本人の集団主義も、そのブランド好きに大きく関わっていると言えるだろう。集団主義を持つ日本人は、所属する集団から外れないこと、他人と同じであることに安心感を覚える。みなが持っているブランド品を自分も持つことで、その安心感を得ようとしているのではないだろうか。また集団の中のメンバーにどう思われるか気にするため、ブランド品で自分自身の価値を高め、自分をよく見せようとするのである。


일본인 브랜드 추구 

브랜드라고 한마디로 저렴한 것부터 고급스러운 것까지 그 범위가 넓다.하지만 일본인들이 명품이라고 하자마자 먼저 상상하는 것은 아마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같은 고급 패션 브랜드, 이른바 럭셔리 브랜드 들일 것이다. 버블 붕괴 후 불황이 계속되고, 사람들이 소비를 억제하는 가운데, 이들 럭셔리 브랜드는 항상 팔리고 있다. 지금은 가방 하나면 100엔짜리 가게에서도 살 수 있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십만 엔씩, 수백만 엔의 고급 브랜드 가방을 사들이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모처럼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그 목적은 세계유산도 아니고 관광명소도 아닌 명품숍에서 쇼핑하는 것이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리고 최근에는 중고생들 사이에서조차 명품 지갑을 갖는 것이 당연한 시대인 것이다.

왜 일본 사람들은 이렇게 브랜드를 좋아하는지  

단순히 명품은 물건이 좋아서 사는 것일까. 아니면 명품을 사는 것에 무슨 다른 의미가 있을까. 제2장에서 서술한 것과 같은 상황을 보면 일본인에게 명품을 사는 것은 단순히 '생활에 필요한 것을 사는 것', '질 좋은 물건을 사는 것' 이상의 뭔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일본인의 대부분은 자기 자신의 가치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고 할 것이다. 내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분명치 않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명품을 몸에 익혀 만족하는 것이다. 또 일본인의 집단주의도, 그 브랜드 선호도에 크게 관련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집단주의를 가진 일본인은 소속된 집단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타인과 같은 것에 안심감을 느낀다. 모두가 갖고 있는 명품을 자신도 가져 그 안정감을 얻으려는 것은 아닐까. 또 집단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느낄지 염려하기 위해 명품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자신을 잘 보이려 한다.

일본인 여자 친구에게 내가 자주 듣는 말이 너는 가치관이 뚜렷하고 왜 그런지 궁금해 하는 것이 많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자친구 자신도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돼서 좋다고 한다. 일본에서 일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도 많이 만나봤지만 그냥 사는 대로 사는 사람을 더욱 많이 만나온 것 같다.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치관을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기회가 적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꿈이 뭐냐,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어물쩍하게 넘어가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 살고 있는 기숙사에 관리실 아저씨랑 이야기를 나눌 때도, 너와 이야기 나누면서 요즘 일본애들이 참 답답하다고 느낀다라고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런 것이 심한 것 같다. 단적인 예로, 일본에서 인기 있는 유튜브 채널을 보면 한국과 같은 자기계발과 관련 동영상보다는 단순히 웃기려고 하는 영상들이 많은 것 같다. 남자 동기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도 미래에 대한 발전, 회사의 방향성 같은 것보다는 '여자', '패션' 등의 이야기에 국한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월급 18만 엔 받으면서, 버버리 등 명품을 사면서 몇 백만 엔의 빚을 안고 사는 동기도 있다. 자신의 내실을 채우기보다 소비로 자신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내실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더욱 명품에 중독되기 쉽다. 실제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는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함부로 반말을 하거나 당연하다는 듯이 대접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지금의 젊은이들을 사토리 세대 즉 달관 세대라고 하는데, 한국으로 치면 N포 세대와 비슷하다. 현실에 달관했기 때문에, 돈을 모으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소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주변에 동기들만 봐도, 열심히 저축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한 달에 1만 엔씩 저축하는 것은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하.. 물론 이러한 부정적인 면도 있는 반면에,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가치소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대한 브랜드 시장을 형성하고 또 꼼데 가르송, 이세 미야케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도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처럼, 가성비만 따지면 결국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브랜드가 성장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 비싼만큼 소재, 기능이 좋다는 것을 알고 상품을 구매하는 일본인 소비자들도 많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한다. 내가 부모님만 보고 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부모님은 절약, 절약, 절약을 중요하게 여겨서 아들들을 위해서는 아끼지 않더라도 자신들을 위해 좋은 것을 사지 않는다. (자식들이 사주면 모를까.) 그런데 일본에서의 부모세대들은 브랜드를 찾아보고, 공부하고 자신을 위해 잘 투자한다고 느껴진다. 40~50대 어른들이 상품에 대해서 꼼꼼하게 물어보거나 조사해온 것들을 이야기 나누면서 신나는 접객을 한 경험도 많다. 

 

일본의 패션이 다양한 이유는 그 외에도, 출판 대국답게 여전히 수많은 패션 잡지가 많기 때문에 다양성을 더욱 부추기기도 하고 일본의 드라마, 음악처럼 현실에서는 감정 표현을 잘하지 못하면서 드라마, 음악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는데 이것이 패션의 다양성과도 연관이 있기도 한 것이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패션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등 말이다.

인구의 차이로 인한 것도 있지만, 일본 전체 의류 시장규모는 한국의 대략 20배 정도로 90조 정도 된다. 한국과 일본의 패션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일본의 유명 패션 브랜드가 한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보다 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나도 처음에 일본에 유학을 했을 때, 일본의 패션은 너무 과도하고 안 예쁘고 안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백화점에서 일하면서 개성 있게, 정말 옷을 잘 입는 남자, 여자분들을 많이 봤다. 그리고 지금 오버핏이 유행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일본의 영향이 있었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단순히 겉만 보고 일본의 패션이 구리다, 안 좋다고 생각하지 말고 잘 살펴보고 배울 것은 배우자! 세련된 브랜드들이 엄청 많다. 

 

 

 


오늘의 내가 내일이 된다 (6편) 경험주의자의 일본살이 - 일본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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