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6
금방 사랑에 빠지곤 한다. 첫인상 아니 외모를 보고 좋아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예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예쁘면 모든 게 해결 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이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관심이 가더라도 거기서 잠시 멈춘다. 멈추고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실제로 어떠한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요즘 외로워서 그런지, 사귈 가능성이 희박한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타이밍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고백을 해버리고 있다. 고백을 남발해서 가볍게 보이는 게 두렵다고 느껴질만큼, 고백 남발꾼이 되고 있다. 누군가를 칭찬하는 게 쉽듯이, 나는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쉽다. 특히 술을 마시면 그러한 표현은 뇌를 거치지 않고 마음에서 발설 되어버린다.
일본 영화를 보면, 일본인들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는데 함부로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다. 물론 이것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본인들은 감정을 참다가 참다가 표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즉, 한국인보다 덜 감성적이고 이성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대놓고 표현하지 않고 "달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좋아한다는 표현이라는 것은 일본의 문화를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일본에 사는 이상, 함부로 발산하는 내가 아니라 응축하여 잔잔하게 스며드는 인간이 되고 싶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누군가에게 함부로 고백을 하거나, 타이밍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내 마음이 답답하다고 생각하여 고백해버리는 짓(?)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벌써 두 번째 고백. 나에게 흥미 없는 여자에게 첫 번째 고백, 남자 친구 있는 여자에게 두 번째 고백.
가벼운 고백으로 나를 깎아내리고, 주변 관계를 망치지 말고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만큼 조금 더 이성적으로 행동하기를.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천천히 스며들어 깊어지는 것. 조급하게 빨리빨리만 해결하려고만 했던 나에게서 졸업할 수 있는, 올해가 되기를. 문득, 이러한 고민을 20살 때도 하며 싸이월드에 다음날 이불킥할만한 글을 남겼지만 여전히 나는 깊어지고 깊어지기를 원한다. 여전히 나에게 고민인 사랑. 영원히 숙제로 남을 것 같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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