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0년 8월 13일
나랑 동갑인 유일한 동기가 나에게 뜬금없이 물었다.
"병윤 인생 순조롭니?"
나는 "순조로운걸까?" 라는 대답을 했다.
1년차때보다 확실히 재량권이 커져서, 일의 재미는 커졌지만 그만큼 부담감이 생기고 쉬는 날도 일이 중심으로 되어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오늘도 매니져에게 말했던 기획서를 제출하기 위해서 좋지 않은 머리를 몇 시간 동안 짜내면서 기획서를 만들었다. 그러고 나니, 모처럼의 쉬는 날은 끝났다.
터무니 없는 월급, 연차가 올라도 올라가지 않은 월급. 불안한 회사 사정. 뭐 하나 순조롭지 않은데, 난 왜 잠시 순조롭지 못하다고 답을 하지 못했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고, 한국인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하니 "힘들어도 마음만은 즐기자"라는 대답이었다. 깊게 생각할 필요 없이 그 말 그대로 받아들였다.
인생에는 답이 없다. 아무리 잘 살아도, 그 위에 더 잘 사는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성공을 추구하면,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성공의 굴레 속에서 결국 성공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그냥 난 답 없는 인생을 살란다. 그런 의미에서 난 순조롭다. 현재를 열심히 살고 있으니 순조로운 것이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일도 나름 즐기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순조롭다. 앞으로도 순조로울 것이다. 왜냐하면, 난 내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니깐.
반응형
'이전 이야기 > 일희일우 (一喜一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0) | 2020.12.04 |
---|---|
무엇을 위해 여기에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0) | 2020.09.19 |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 (0) | 2020.06.20 |
불안함의 근본 (2020.5.23) (0) | 2020.05.23 |
트위터 문장 1일차 "당신들이나 잘하세요" (0) | 2020.05.14 |